[정중동]학보사의 존재 의미를 물어보신다면

<부산외대신문> 503호가 2021년도 발행의 포문을 열었다. 약 1년 6개월 전부터 기자로 활동했기에 신문 발행의 노고가 무뎌질 법도 한데 이리도 기쁘고 애틋한 것은 보도부장 한 명과 편집국장인 나, 단 두 명이 진행했기에 그럴 것이다.

우리는 <부산외대신문>에 기자로 몸담으면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왔다. 지면 발행의 힘이 약하다는 것을 몸소 느끼면서도 언론사로서 감시견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우리 대학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신문을 구독하고 있는 독자를 위해 노력했다. 누군가가 학보사의 가치를 묻는다면 당당하게 우리의 역할과 소명을 늘어놓을 수 있다.

올해 초, 학교에서 신문의 발행 횟수를 줄여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미 발행 횟수에 관해 이야기가 끝난 시점에 그러한 요구를 받아서 난감했다. 매년 지면 발행에 대한 예산을 줄이려고 했던 학교였지만, 이번에는 아예 온라인 플랫폼으로 전환하자고 요구했다. 우리의 존재 가치를 물었다. ‘보는 사람이 얼마나 있나’ ‘다른 학보사도 지면 발행을 줄여가고 있다’ ‘신문사의 존재 가치를 모르겠다’며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시대의 흐름으로는 전국의 신문사가 지면 발행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부산외대신문> 또한 같은 처지이며 신문사의 방향성을 고민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학보사 지면 발행의 가치가 유의미하다는 생각은 변화가 없다. 인쇄된 신문은 전국의 대학 학보사와 공유하고 있다. 또 발행된 신문을 보관하며 우리 대학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지면 발행을 위해 학보사 기자라는 명예를 짊어지고 아무도 다루지 않은 문제를 심층적으로 취재해 수면 위로 끌어올리려 했다. 이러한 노력과 명성이 ‘가치가 없다’는 한마디로 무너질 수는 없다.

한편, 대구대학교 학보사는 지면 발행을 전면 중단하고 온라인 플랫폼으로 전환한 바가 있다. 효율성, 신속성과 홍보 효과를 기대하고 시작한 온라인 발행이었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했다. 기사를 접하는 학생들이 자극적인 기사만 집중적으로 접하다 보니 기사마다 관심도가 극명하게 나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지면과 다르게 형식이 자유롭다 보니 체계적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 등 애로 사항이 있었다. 이 사례를 통해서도 신문의 구색을 제대로 갖추고 발행할 수 있는 방식은 지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서 종이신문 발행을 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지면 발행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온라인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 가까운 미래, 혹은 먼 미래에 온라인으로의 전환을 한다고 해도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라고 체계적인 준비 후에 모든 일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쌓아온 모든 것들을 한순간에 잃지 않도록.

하정윤 편집국장 wjdyoon14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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