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동]후회하지 않을 오늘을 산다는 것

배우 윤여정 씨가 한국인 최초로 오스카에서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오스카는 영화 산업이 발달한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영화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최고’의 자리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자리에서 “별로 기쁘지 않다”라고 발언한 배우 윤여정 씨는 더욱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는 모두 최고가 되기 위해 끝없이 경쟁한다. 정말 끝도 없이 말이다. 경쟁을 위해 살아가는지 살기 위해 경쟁을 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혈안이 되어있다. 오스카에서 상을 받기 위해 얼마나 많은 영화인이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지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 배우 윤여정은 적지 않은 세월의 끝자락에서 일생에 소중한 황금기를 맞이했음에도 상에 대한 욕심이 없는 의연한 태도로 일관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거머쥔 트로피가 무색하게, 그녀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일상적이었다. 다른 누구라면 눈물을 울컥 내비치며 수상을 축하하는 파티라도 거하게 개최할 것이다.

그녀의 그런 의연함은 원래 그런 사람이기에 가능한 건지, 아니면 이미 훨씬 지나버린 세월에서 나온 것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경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보고, 어떤 가치관으로 살아가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경쟁’에 대한 의식을 버린다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경쟁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마치 고장 난 나침반을 지닌 채 어디를 향해 걸어갈지 헤매는 것 같은 느낌일 것이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경쟁 사회에 놓인다. 누가 더 옹알이를 일찍 하는가부터, 젓가락질, 걸음마, 한글 공부까지 누가 더, 빨리, 잘하느냐에 집중한다. 이건 그나마 나은 수준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심한 경쟁에 내던져진다. 누가 더 강한지 시험이라도 보는 듯, 그리고 이기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만 같이 살아간다. 어쩌면 우리는 경쟁이라는 체제에 ‘중독’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무엇도 삶의 질을 해칠 수는 없다. 우리는 우리만의 역사를 써가며 삶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아가야 한다. 사회에 만연해있는 ‘경쟁’이라는 체재에 속지 말아야 한다. 경쟁에 의해 스스로가 먹혀서는 안 된다. 오늘 하루 동안, 몇 번의 경쟁을 했는지 헤아려 보길 바란다. 그리고 그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행위였는지 곱씹어 보라. 가끔은, 급한 마음을 잠시 구석으로 밀어버리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확인해라. 그리고 행복하라.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마음껏 사랑하라.

하정윤 편집국장 wjdyoon14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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