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주변 상가, 이대로 간다면 “폐업 위기”

우리 대학 들어선 이후 임대료 상승

반면, “외대 학생이 이용하지 않아

 

#학교 밑 ‘ㅌ 식당’

“코로나 19 이후로 상권이 위태롭다. 우리 식당은 매출이 50%에서 60%가량 감소했다. 외대가 대면으로 수업을 할 때는 테니스나 축구팀이 와서 식사하곤 했는데, 이제는 학생 자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 정부에서 소상공인에게 지원금을 지급했지만, 그것도 결국 빚이다. 지금 문을 열고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있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온라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백신이 보급되고 있어서 연말쯤에는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고 희망해본다.”

#남산역 주변 술집 ‘학사주점’

“손님의 99%가 외대 학생이었다. 학생이 없다 보니 매출이 80% 이상 감소했다. 방학과 학기 중 손님 수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작년 2월쯤이 가장 힘들던 시기다. 내년까지는 버텨볼 예정이지만, 막막하다. 하루빨리 코로나 19 상황이 나아져서 5인 이상 집합금지와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으면 한다. 외대 학생이 학교 주변 상권을 많이 이용해줘서 서로 좋은 영향을 끼치며 상호작용하고 싶다. 많이 방문해 달라.”

#남산역 주변 ‘ㅎ 식당’

“코로나 19 전후로 상권의 변화가 엄청나다. 유동인구가 대폭 감소한 것이 크다. 외대 학생이 주 손님이었던 우리 가게는 비대면 수업을 이어가면서 매출이 30% 이하로 감소했다. 이런 수입으로는 재료비도 나오지 않는다. 곧 방학이라, 그렇지 않아도 학생이 적은 데 더 줄어들 것 같아서 걱정이다. 유학생 손님도 줄었다. 학생이 식당에 많이 방문해 줬으면 좋겠다.”

 

◆ 비대면 수업이 야기한 ‘황폐화’

교내 상권이 침체한 만큼, 학교 주변 상권의 상황도 암울했다. 기자는 취재를 진행하는 동안 학교 정문부터 남산역까지 유동인구를 지켜봤다. 저녁 시간에 학생으로 보이는 이들이 술집 거리 혹은 술집 내부에 가끔 보이기는 했지만, 예전 사람들이 붐비던 술집 거리의 모습과는 확연히 차이 나는 모습이었다. 일부 대면 수업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남산동을 찾는 학생의 발길은 뜸하기만 하다.

작년부터 현재까지 약 1년 6개월간 줄어든 매출을 감당하지 못하고 폐업한 가게도 적지 않다. 골목 곳곳에 비어있는 가게와 그곳에 붙어있는 임대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다. 코로나 19 이전과 다르게 매장 방문이 줄어든 대신 배달음식을 시키는 비율이 증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배달만으로는 예전의 매출을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고 매출의 감소는 결국 폐업으로 이어지게 된다.

원룸 입주 상황도 여의치 않았다. ‘ㄱ 부동산’ 중개인 A 씨는 “남산동은 외대 학생 혹은 고령자가 주로 주거하고 있다. 대면 수업을 듣는 학생이 적다 보니 입주자도 현저히 줄었다. 우리 부동산 주 고객이 외대생이었는데, 올해 방을 계약한 외대생은 5건 안팎이다. 부동산을 운영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상가 매출의 하락과 폐업은 지방대 주변 상권 전체가 겪고 있는 문제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지방대 대부분이 입학 정원 미달을 겪으면서 학생 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원격 수업까지 진행하니 대학가 주변에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 학교 인근 대학인 부산대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대 주변 상가는 부산지역에서 가장 활성화된 상권 중 하나였지만 비대면 수업이 지속하다 보니 학생들의 발길이 점점 뜸해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학교 주변 상가는 점점 더 황폐해질 것이다. 상인들은 그저 코로나 19 상황이 괜찮아지기만을 기다리며 버티고 있다.

 

◆ 남산동 상권, 코로나 19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대학 주변 상권은 코로나 19 이전에도 순탄하지 않았다. 남산동 학교 부근에서 모임을 하기보다 부산대나 다른 번화가로 이동하는 인구가 많았다. 학교 밑 ‘ㅌ 식당’은 “주 고객은 일반인이다. 외대 상권이긴 하지만, 막상 외대생이 많이 방문하지는 않는다. 셔틀버스 타고 바로 남산역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라며 문제점을 제기했다. “외대가 들어오고 나서 대학교 상권이라는 이유로 임대료는 올랐는데, 막상 학생이 방문하지 않는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원래 매출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임대료 인상과 함께 코로나 19 상황을 맞닥뜨리니 생계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일부 상인은 남산동에 분포해 있는 상점의 다양성이 부족한 점을 문제로 꼽기도 했다.

또, 고객의 연령 격차가 상권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기존의 중장년층 고객과 신규진입한 20대 고객의 성향 차이 때문에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점도 있었다. 남산동에 외대가 들어서기 전에는 주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운영했던 이 상점은 우리 대학 학생의 방문이 증가하면서 중장년층 고객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더 찾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주 고객을 20대 학생으로 전환하여 운영하자니, 방학 때마다 수입이 확연히 줄어들어 일정하고 안정된 수익을 보장할 수가 없다. 상인들은 외대 상권의 이러한 특성이 상가 운영에 있어서 어려운 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남산동 상가 번영회 최길수 씨는 “외대와 상권에 대해 지속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상권을 살리기 위해 이번 달에 외대 측과 ‘벽화 그리기’를 추진 중이다”라고 밝혔다.

하정윤 기자 wjdyoon14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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