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에도 굳건한 ‘2020 도쿄올림픽’

사상 첫 무관중 경기 진행했다

무사히 폐막했지만 적자 41억 발생

확신과 믿음으로 치러진 경기

코로나 19에도 강행한 올림픽

형형색색의 불꽃이 터지고, 무용수들이 이리저리 춤을 춘다. 각국의 대표 선수단은 자국 국기를 흔들며 자랑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다. 올림픽이 얼마나 크고 세계적인 행사인지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개막을 알린다. 개최 전부터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는 올림픽이지만 2020 도쿄올림픽만큼은 코로나 19로 인해 개최 여부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취소하기보다 개최 연기를 하며 취소만큼은 피하려 했다.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올림픽을 끝마치게 됐지만, 그 과정까지는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IOC나 다른 국가, 심지어는 일본 국민의 과반수가 올림픽을 개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일부 국가는 올림픽을 연기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뉴질랜드 △영국 등이 의사를 밝혔고, 뒤를 이어 다른 국가의 보이콧 선언 우려도 있었다. 당시에 코로나 19 대응책이 확실하게 없었기 때문에 전 세계인이 모이는 올림픽을 강행하기는 무리였다. 개최국인 일본에서 코로나 19를 종식한다 해도 타 국가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이상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 말이다.

IOC와 일본 정부는 여러 회의 끝에 근대 역사상 처음으로 1년 연기한 올림픽을 개최키로 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야심 차게 올림픽 출발선에 섰지만,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고 개막과 동시에 41억 원에 달하는 적자가 발생했다. 무관중으로 진행해 티켓값을 벌 수 없고, 관광으로 인한 수익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도쿄, 일본 정부, IOC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도 2020 도쿄올림픽은 단합과 스포츠정신을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다. 모두가 코로나 19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있는 상황에서 답답한 일상을 환기하는 역할을 해냈다. ‘불편함’, 언젠가부터 사회에서 자주 언급되는 키워드다. 작은 일에도 불편함을 느끼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이 자연스러워진 요즘, 조금이나마 서로에게 응원과 따뜻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소통창구가 됐다.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문제

악조건 속에서도 무사히 올림픽을 마무리했다는 점은 칭찬할만하다. 하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분명히 존재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각 국가대표 선수에 대한 대우가 부실했다는 것이 그중 하나다.

가장 이슈가 된 ‘골판지 침대’는 각국에서 논란이 됐다. 침대의 재질이 ‘종이’나 ‘박스’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전 세계인들의 구설에 올랐다. 이에 일본은 일반 침대와 퀄리티가 다르지 않으며 가격도 비슷하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해명에도 세로 210cm, 가로 90cm라는 작은 침대 사이즈와 선수촌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메트리스 소재와는 달라서 잠자리에 불편함을 느끼는 선수가 다수 발생했다. 경기 컨디션에 수면은 매우 중요한 요소기에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이외에도 시설, 식사, 서비스 등에서 기본적인 것이 갖춰져 있지 않아 불편을 겪은 이들이 속속히 등장했다. 사람으로, 사람에 의해, 사람으로 이뤄진, 화합과 건강한 경쟁으로 그려가는 올림픽에서 선수(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니 아쉽지 않을 수 없다. 또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린 남자 트라이애슬론 결승전의 경우 물에서 악취가 나고 색깔이 탁해 위생 논란도 피하지 못했다. 당시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후 구토를 하기도 했다. 올림픽 개최국이 갖춰야 하는 덕목은 국가대표가 최상의 환경에서 최상의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닐까.

사상 처음 코로나 19속 개최된 2020 도쿄올림픽은 감염병 대응에도 미흡한 부분을 보였다.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며 감독과 선수 지인은 관중석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조처했는데 이들 중 일부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내려쓰는 등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각국의 사람들이 모인 만큼 정확하고 확실한 방역지침을 세워 선수를 포함한 올림픽 관계자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노력 끝에 낙이 온다

“상욱아, 자꾸 의심하니까 드는 거야. 의심하지 마!”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 구본길이 외친 한마디다. 결승 경기를 앞두고 독일과 치열한 점수 싸움을 하고 있을 때였다. 구본길 선수의 응원 후, 오상욱 선수는 득점해냈다. 당시 오상욱 선수는 이러한 응원을 듣지는 못했다고 한다. 자세하게 뭐라고 하는지는 들리지 않지만, 동료 선수가 응원하는 듯 말소리가 들리면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이렇듯 단체전에 경기는 서로를 응원하고 북돋울 때 빛을 발한다. ‘단합’을 하지 않으면 결코 승리할 수 없는 것이 단체전이기 때문이다.

결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님은 이날 경기에서 간발의 차로 우승을 거뒀고 다 같이 울며 기뻐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뭉클함을 선사했다. 이들은 결승전이 끝날 때까지 끊임없이 단합했다. 서로의 부족한 점과 우수한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부족한 점이 있으면 흔들리지 않도록 붙잡아줬다. 잘한 점이 있으면 배워나갔다. 서로의 경기 스타일을 알고 존중해줬다. ‘단합’은 단순하게 서로에 대한 존중을 기본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면 말 그대로 단합에 성공한다. 그렇지만 서로 다른 환경에서 나고 자란 이들이 한순간에 관계가 좋아질 수는 없는 법이다. 선수들은 오랜 기간을 함께 해오며 수많은 연습을 거쳐 비로소 단합이라는 것을 완벽하게 해냈다. 그렇게 얻어낸 승리는 너무나 값지고 빛났다.

세상에 1등이 다는 아니라고들 하지만, 끝없는 노력의 어딘가에 성과가 마침표를 찍어준다면 다시 출발할 수 있는 쉼터가 된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그런 짜릿한 때를 꼽는다면 남자양궁 오진혁 선수의 결승전 마지막 10점을 득점하는 순간이라 말할 수 있겠다. 활시위를 당기고 놓는 순간 “끝”, 외마디와 함께 과녁은 10점을 향해 꽂혔다. 그는 한 예능 인터뷰에서 활시위를 놓는 순간 10점을 받을 것이라는 느낌이 왔고, 이는 반복적 훈련을 통한 감이라고 말했다. 결과를 보기도 전에 먼저 확신한 것이다.

우리는 매일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특히 올림픽 선수들은 한순간의 선택을 옳게 하려고 본인의 역량을 몇 년간 갈고 닦는다. 스스로 실력이 의심되지 않을 때까지, 활시위를 놓는 느낌만으로 몇 점의 과녁을 맞힐지 알 때까지 말이다. 그 짧은 순간에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수없이 갈고 닦는다. 어쩌면 선수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우승하는 순간 함께 눈물 흘리고 뛸 듯이 기뻐하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최선의 선택을 하되 뒷 일은 후회하지 않도록. 올림픽과 선수단은 어쩌면 스포츠가 아닌 인생을 보여준 지도 모르겠다.

하정윤 기자 wjdyoon14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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